삶의 휘몰이/RTYY

태권도소년, 백인과의 맞짱에서 당한 세차례의 인종차별

선인풍류 2009. 5. 4. 06:42

월은 캐나다의 아시아 전통문화의 달(Asian Heritage Month)이다. 캐나다의 한 한국학생이 학교에서 당한 세차례의 부당한 인종차별 사례를 소개하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아니 나 자신을 둘러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태권도소년이 당한 세차례의 인종차별

백인 학생에 의한 첫번째 인종차별

발단은 체육시간, 15세인 한국 학생에게 백인학생이 다가와 "Fucking Chinese" 이란 욕설과 함께 한인학생의 입주변에 상처를 입혔다고 한다. 아마도 그 백인학생은 중국사람들을 매우 싫어하는 인종차별적 성격이었나 보다. 

이에 태권도 유단자인 한국학생이 왼손으로 원펀치 쌍코피가 아니라 "원펀치 코뼈작살"을 만들어 버렸다.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아버지가 항상 "원치 않은 싸움을 피할 수 없을 때, 상대방의 부상의 위험이 있으니 오른손이 아닌 왼손을 써라" 라고 말씀을 항상 새기고 있었던 것이다. 참 존경할 만한 아버지요, 씨도둑질은 못한다고 그 아버지의 그 아들임에 틀림없다.

경찰에 의해 이어진 두번째 인종차별

출동한 경찰, 먼저 인종차별 행위와 폭행을 가한 아이는 놔두고 태권도소년만을 기소하는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경찰 법집행을 하고야 말았다.

학교에 의해 가해진 세번째 인종차별

학교는 두 학생을 모두 정학처분을 내렸지만 태권도부모는 학교로부터 퇴학당할 수 있으니 새학교를 찾아보라고 강요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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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옷을 입고 경찰의 기소에 항의하는 말 그대로의 "순박하고도 올바른 캐나다학생들"

이러한 어처구니 없는 경찰과 학교의 태도에 동료학생들 400명은 검은 옷을 입고 학교에 나와 부당한 처분에 대해서 항의를 하였다고 한다. 다소 놀라운 것은 이 학교의 아시안계 학생이 10명 남짓하다는 것이다. 이들의 시위의 핵심은 "특정 소수 인종에 대한 차별과 소수 약자에 대한 공격은 정당하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니, 오래전 초중고시절 혼혈아와 장애를 가진 학생 등에 대한 나와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캐나다 학생들의 본받을 만한 올바른 정신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싸움의 당사자 두 아이는 모두 정학처분을 받고 정학을 받으면 다니는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하는데 아이들 데려다주는 태권도아버지의 눈에 눈물이 송글송글 맺혀있는 것이 눈에 선하다. 태권도어머니도 "경찰이 재수사해 주기를 기원한다"면서도 "주위사람들의 격려와 매스컴들의 경찰비판 보도에 감사드린다"고 한다.

 

이 사건에 대한 여론과 지역경찰의 반응

"10%도 안되는 무식한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지역사회에 똥칠한다"

"경찰이 인종차별혐오범죄법에 의한 기소신청을 잊었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맨손으로 티격태격한 것 가지고 뭔짓이냐?"

"법원에 가면 뻔한 판결 나올걸 괜시리 태권도부모에게 변호사비용을 부담케 한다"

"태권도는 무기가 아니라 호신술이다"

"먼저 가격한 백인학생을 기소하지 않는 것은 몰상식하고도 인종차별적 처분이다"

캐나다 및 지역 언론은 살아있었다. 시민들의 분노의 목소리를 그대로 전파시켰다. 우리나라 언론사들이여, 잠에서 좀 깨어나 살아있는, 입가에 미소가 나올만한 보도 좀 해주시구려.....

여론이 악화되자 담당 York Regional Police는 이번 사건을 완전히 재조사하겠다는 발표를 했다고 한다.

 

다름을 인정하는 모자이크 사회, 캐나다

캐다다의 가장 큰 문화적 특징은 다수의 인종이 모여살면서도 인종 고유의 전통과 문화를 잃지 않는 반면, 모두가 조화를 이뤄 하나가 되어 "캐나다호"라는 거대한 나라를 순항시키는 힘에 있다. 여기 한 한인지역 신문에서는 각 인종별 문화를 릴레이식으로 소개하는 "모자이크 사회"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혼혈아기들은 순수 백인아이들보다 훨씬 더 이쁜 것 같다. 아내에게 말하기를

"야~~ 정말 튀기 아이들은 어쩜 저리 이쁘냐? 순종 백인보다 더 이뻐...."

아내 왈 "무식하게....튀기가 뭡니까? "혼혈" 이지요"

"아...미안...다시는 안 그럴께...." 나부터 작은 것, 하기 쉬운 것부터 시작이다.

다문화 가정이 급격히 늘어가는 대한민국.

정부뿐만 아니라 우리 이웃들도 그들의 정다운 친구가 되어 주어야 할 것이다. 다수의 조롱과 무시, 차별로부터 그들은 보호하는 것은 내가 내 자식을 보호하는 것과 큰 차이가 있을까? 곧 어린이날이다. 얼굴색 다른 내 아이의 학교친구들을 우리집에 초대해서 맛있는 샌드위치라고 만들어 주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