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유모차로 말한다…170만원대 벤츠급 유모차 품절?
"유모차 고르신다고요? 그런데 실례지만 고객님 승용차는 어떻게 되시죠?"
판매직원은 "물론 자동차 트렁크에 아무 것도 넣지 않고, 유모차 바퀴를 떼서 본체를 분리한다면 소형차라 해도 유모차가 안 들어가진 않죠. 근데 아이를 안고, 유모차 바퀴를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겠어요? 그래서 자가용 차종부터 여쭤본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씨는 "근사한 명품유모차를 구비하려면 자동차부터 바꿔야 할 판"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유모차는 가격대가 약 50만원에서 170만원까지 다양하다. 따라서 유아용품 중 가장 비싼 축에 속한다. 결국 구매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할 수 밖에 없다. 아이가 편하고 안전하며 승차감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 유모차 구매의 첫 번째 고려 사항이지만 엄마가 사용하기 편해야 한다는 것도 중요 포인트다. 즉 핸들링(가볍고 쉽게 운행이 가능한가)과 장바구니의 유무와 크기도 체크 대상이다.
더구나 유아의 연령과 몸무게, 용도에 따라 생후 바로 사용이 가능한 디럭스형, 아이가 웬만큼 걸을 수 있을 때 사용하는 휴대형, 이 둘을 결합한 절충형 등으로 종류가 나뉘고, 다양한 디자인과 전문 브랜드들이 넘쳐난다. 당연히 엄마들은 '시험'보는 수준으로 유모차를 사야 한다.
실제로 육아전문 카페엔 '맥클라렌 클래식과 XT모델 차이가 무엇이냐' '잉글레시나 지피 사용자님들 조언 구합니다'는 등의 구체적인 질문이 하루에도 십 여개 씩 올라온다. 게다가 또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엄마들 사이의 '유행'이다. 유모차도 트렌드가 중요한 시대인 것.
계단 오르기 기능과 한자리에서 360도 회전이 가능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무게가 12kg안팎으로 무거운 편이라 접고 펴기가 불편하지만 독특한 디자인과 색상, 안전성으로 입소문이 나 지난 4월 판매가 완료돼 현재는 백화점 구입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지금은 예약접수를 받고 있고, 6월 중순께 입고 예정이다. 두 달여의 유모차 공부를 끝내고 결국 스토케를 구매했다는 백송이(29.여)씨는 "비싸지만 그 값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왕 사야 하는 물건이고, 아이를 위한 건데 최상품으로 사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아니겠느냐. 다행히 5개월 된 아이가 (유모차에서) 잠도 잘 자고 편안해 한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국민 유모차'로 불리는 맥클라렌은 클래식, XT, 퀘스트 등 같은 브랜드 안에서 다양한 모델이 출시된다. 디럭스형인 맥클라렌 테크노 클래식은 아이 발을 덮을 수 있는 풋머프 등 옵션을 포함해 62만원(백화점기준)이다. 무게가 6.5kg으로 가벼운 편에 속하지만 바퀴에 충격완화기능이 있어 아이의 흔들림이 적다. 또한 핸들링이 좋고 엄마 혼자서 접고 펴기 쉬운 데다 가격대도 적당해 '국민유모차'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인기다. 쌍둥이를 맥클라렌으로 키웠다는 아멘다(34.영국)씨는 "4년간 잔고장 한번 나지 않고 잘 썼다"면서 "셋째를 위해 하나 더 구매할 생각인데 전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부가부 비(95만원), 퀴니 버즈(126만원), 콩코드 네오(119만원), 아이쿠 플라즈마(86만 5천원), 뻬그뻬레고(72만 9천원), 아프리카 쿠키(49만 9천원), 아프리카 베이비 크루져(87만 9천원) 잉글레시나 지피(79만 8천원) 등이 엄마들이 선호하는 유모차인데 아무래도 국내 브랜드보다 해외 브랜드가 강세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국내 영유아 용품브랜드는 옷이 주력이고, 유모차는 구색으로 판매한다. 하지만 해외 브랜드는 유모차 전문이 많아 인기가 높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국산유모차도 수입 유모차의 기능을 채택해 경쟁력을 높였다. 더구나 압소바나 프리메쥬르 유모차의 경우 시트에 유기농 면을 사용해 원단의 품질이 수입품보다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유모차 중고거래도 활성화되고 있다. 육아정보 인터넷 카페나 사이트에서 직거래도 활발하지만 옥션이나 인터넷 중고물품 카페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고 유모차닷컴, 맘스다이어리, 맘투맘 등 유아용품전문거래 사이트도 많다. 사용기간이나 연식, 수입경로에 따라 가격차가 있지만 스토케 08년형의 경우 약 90만원~100만원 선에서 거래가 이루어진다.
혹자는 몇 년 쓰고 버릴 물건에 그렇게 많은 에너지와 돈을 쏟아붇는 것이 '낭비'라 비판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된장엄마'라는 소리를 들어가면서까지 자신의 아이를 위해 최고의 용품을 사고싶은 그녀들의 욕구를 과연 손가락질 할 수 있을까. 어디가서 내 아이가 기죽지 않았으면 좋겠고, 자신도 기죽지 않기를 바라는 그녀들의 바람이 과연 소비사회의 일그러진 측면으로만 치부되어야 할까. "엄마들의 허영심"이라며 쉽게 비난의 화살을 퍼부을 요량이라면, 그 전에 유모차 매장에 한 번 가보는 건 어떨까. 자신의 아이를 위해서 직접 고른다고 생각해 보면서 말이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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