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휘몰이/생활의 발견(1)

(스캇 펙 박사의 <거짓의 사람들> 중에서)

선인풍류 2010. 8. 22. 16:36

나르시시즘

'사탄의 심리 상태를 분석해낸 정신과 의사.' 스캇 펙 박사의 요상한 수식어다. 실제로 그랬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그는 환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악령의 실재와 마주하면서

'악의 본질'을 추적해나갔다.

"각종 종교에 기웃거리다 기독교의 본질을 깨닫고 온전히 귀의해 예수님을 주님이라 고백하게 됐다"는 스캇 펙 박사는

하나님의 존재는 믿지만, 마귀의 존재는 단정 지을 수 없었다.

그러니 그에게 '귀신들림'이라는 현상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관심 밖의 일이었다.

   
 
 

▲ 미국의 정신과 의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스캇 펙 박사.

 

 

 

 
 

하지만 상담으로도 도무지 해결할 수 없는 일련의 ‘악한 사람들’과 직면하면서

혹시나 하는 물음표가 생겼다.

스캇 펙 박사는 실제로 귀신들린 사례를 찾기 시작했고,

축사(逐邪)에 참여하면서 악령과 사탄의 존재와 마주하게 된다.

"마침내 귀신이 분명히 말을 하게 되자 환자의 얼굴에는 사탄적인 것이라고 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 표정이 나타났다.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경멸적인 웃음이었고,

극도의 적의와 악의가 밴 표정이었다.

이후 그 표정을 흉내내보려고 거울 앞에서 용을 썼지만

매번 그와는 거리가 멀었다."

                                     (스캇 펙 박사의 <거짓의 사람들> 중에서)

 

 영)Narcissus.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강의 신 케피소스와 요정 레이리오페의 아들인 미소년.
그의 어머니는 나르키소스가 자기 자신의 모습만 보지 않는다면 오래 살 것이라는 예언을 듣는다.
그러나 나르키소스는 요정 에코 또는 애인 아메이니아스의 사랑을 거절하여 신들의 노여움을 사고 만다.
결국 샘물에 비친 자신의 그림자를 보고 사랑에 빠져 이룰 수 없는 사랑을 갈망하다가 죽는다.
그가 죽은 자리에 꽃이 피었는데, 그의 이름을 따서 나르키소스(수선화)라고 불렀다고 한다.
다른 설로는 나르키소스가 자신과 똑같이 닮은 사랑하는 쌍둥이 여동생의 죽음을 슬퍼하여,
그녀의 모습을 떠올리며 위로를 얻으려고 그 샘물을 응시하며 앉아 있었다고도 한다.
이 이야기는 자신의 그림자를 보는 것은 불길한 일이며,
심지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고대 그리스 미신에서 유래한 듯하다.
정신의학, 특히 정신분석학에서 나르시시즘이라는 용어는
환자가 지나치게 자신의 신체에 관심을 가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자기를 사랑의 대상으로 삼는 자기애(自己愛).
성도착(性倒錯)의 하나로 자기 육체에서 성적 흥분을 느끼는 현상을 말한다.
물에 비친 자기 모습에 반해 물에 빠져 죽은 그리스 신화의 미소년 나르키소스와 연관해
독일의 정신과 의사 P. 네케가 만든 용어이다.
S. 프로이트는 이 용어를 정신분석 개념으로 확립하여 리비도가 자기 자신에게 향해진 상태,
즉 자기 자신이 관심의 대상이 되어 있는 상태로 규정했다.
그는 또 나르시시즘을 나와 남을 구별하지 못하는 유아기에 리비도가
자기 자신에게만 쏠려 있는 1차적 나르시시즘과 유아기가 지나면서 리비도의 대상이
나 아닌 남에게로 향하지만 어떤 문제에 부딪혀 남을 사랑할 수 없게 됨으로써
다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상태로 돌아오는 2차적 나르시시즘으로 분류했다.
이 용어는 건강한 나르시시즘과 병적 나르시시즘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나르키소스

나르시시즘이 악을 생산해내는 원천?

스캇 펙 박사는

   
 
  ▲ 미국의 정신과 의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스캇 펙 박사는 <거짓의 사람들>에서 미국의 베트남 침공도 나르시시즘으로 인한 악의 재생산의 결과라고 해석했다.  
 

나르시시즘이 악을 양산하는 원천이란 점에 주목하며

"악이란 나르시시즘이 위협을 받을 때 생겨난다"고 시종 강조했다.

나르시시즘이 능동적으로 악을 생산해내다니 무슨 말인가.

나르시시즘에 사로잡힌 개인이나 단체는

자신은 완벽하고 문제가 없다고 여긴다.

때문에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누군가를 향해 책임을 전가하고, 

그 책임 전가는 애매한 희생양을 만들게 된다.

이런 악순환이 악을 확대 재생산한다는 것이다.

“내가 악한 사람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행동에 있는 가장 지배적인 특징은

곧 남에게 죄를 덮어씌우는 책임 전가이다.

그들은 마음속으로부터 스스로를 비난의 대상에서 제외시키기 때문에

자연히 자기를 비난하는 상대에게 손가락을 겨눌 수밖에 없다.

자신의 자아를 흠 없이 보존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희생시킨다."

                                                              (<거짓의 사람들> 중에서)

 

"고도로 나르시시즘적인 개인이 자기의 완벽한 자아상에 도전을 해오는 자라면

누구를 막론하고 즉각 일어나 해치우려 든다"고 스캇 펙 박사는 말한다.

그는 <거짓의 사람들>을 통해

나르시시즘으로 한 개인과 가정과 공동체가 어떤 악을 생산해내는지

다양한 임상 결과를 통해 세밀하게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