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안의 언덕& 행복이 있다/나의이야기

矮 넘들의 비굴

선인풍류 2009. 5. 24. 20:32

안녕하십니까.

저는 현재 일본에서 여행사에 근무중인 31살의 유부남입니다.

글에 앞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접한건 핸드폰에 수신되는 뉴스메일이었습니다.

오늘은 쉬는 날이므로 전날 한잔 걸치고 늦잠을 자던 중 우연히 잠결에 핸드폰을 보고는

잠이 덜 깼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본 기사는 사실이었고, 대한민국 대통령중 유일하게 민중의 입장에 서서

정치실험을 계속해 온(실패인지 성공인지는 훗날 사가들이 밝히겠지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우리 곁을 떠났다는  사실에 한참을 망연자실 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넷으로 여러 기사를 보고 비통해 있던 저는 일본내 반응은 어떨지 궁금해서

야후재팬에 들어가 댓글들을 읽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또 한 번 비통한 현실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댓글을 올린  일본인들의 대다수는 애도의 뜻은 커녕 오히려 잘 되었다는

이야기들을 하던군요........

 

그들이 잘 되었다고 목소리르 높여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노무현 대통령이 재임기간 친일파의 재산몰수와 친일교육의 강화

그리고 북한에 대한 조건없는 원조 때문인듯 했습니다.

 

심술 고약한 어떤 네티즌은 오늘은 술맛이 좋다며, 이웃국가의 전(前)원수의 죽음을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일본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가진 국가의 원수를 좋은 눈으로 볼 수 는 없습니다.

 

만약 한국에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국가의 원수를 본다면,

아무리 이성을 지닌 한국인이라도 가만 있지는 않겠죠.

이런**놈!!  이런**새끼!! 라는 말이 저절로 입가에서 흘러 나오리라 봅니다.

 

그 점에서는 일본인들을 다소나마 이해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댓글을 차츰 읽어 내려가다보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한국인의 무책임한 국민성탓

-잘못을 인정 안하며 처벌을 피하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취하는 하등민족

정치를 돈의 수단으로 아는 국민성 탓

-사촌에 팔촌이 정치를 하면 들러붙어 출세를 해보자는 하등민족

요직에서 물러나면 정치 보복을 하는 국민성 탓

-전직 대통령은 반드시 재판에 회부되거나 저격을 당하는 후진국적 근성을 지닌 하등민족

 

이라는 글귀를 보고 분노가 폭발했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내 조국이,,

그리고 내가 존경했던 한 사람의 죽음이,,

이 나라에서는 술 안주거리이며, 우스갯소리를 나눌 수 있는 화제가 된 것에

참을 수 없는 치욕을 느껴야 했습니다.

 

일본의 현재 제1야당인 민주당의 전 당수 오자와(小沢)氏가 부정수수혐의를 받았으나,

비서만 체포를 당하고 당사자는 정치인으로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거센 여론에 부딪혀 당수직을 포기했지만 러시아의 푸친대통령처럼 자신의 오른팔이었던

鳩山간사장을 당수로 내세워,실질적으로는 당수나 다름없는 권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론은 들끓었지만 정작 누구하나 거리로 나와 퇴진을 요구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좋다,싫다는 말해도 바꿔야한다는 강력한 행동성을 가진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이랴말로 후진 민주주의의 포본이 아니겠습니까?

그런 일본인들이 자국의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논쟁을 피하면서

왜 이웃나라인 우리나라의 전 원수의 죽음앞에 침을 뱉어대는 것일까요?

 

촛불시위와 얼마 전 방콕에서 있었던 정부와 탁신파의 대립을 구분 못하는 나라.

전공투(1960년대 학생데모운동)의 기억을 떠올리며 한국의 시위문화를

1960년대 일본에 빗대는 나라.

 

정말 후진이 무엇인지 모르는 일본인들 앞에 저는 두 번 울게 됩니다.

 

하지만 저는 압니다.

일본인들이 이렇게나 떠들어대는 이유를,,

그것은 일종의 질투라고 생각됩니다.

 

아시아를 휩쓸고 있는 한류문화,,

향후 30년은 절대 이길 수 없다고 호언장담한 야구에서의 호각세,,

이미 일본을 앞서고 있는 IT,,

그리고 김연아의 출현까지,,

 

그들이 한국을 질투하는 이유는 아직 많습니다.

 

일본은 거대합니다.

아시아를 넘어선 최초의 아시아국가이죠.

 

하지만, 그들을 긴장하게 하고 있는 것은 바로 우리 한국입니다.

 

우리의 잠재력을 또 한 번 그들의 뇌리 속에 인식시키고,

그들에게 또 한 번 굴욕을 맛보게 해야합니다.

 

그들을 이기기 위해서 보다는,

그들에게 욕 보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 하나되어 달려갑시다.

 

서두없이 감정에 앞서 지껄인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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