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안의 언덕& 행복이 있다/천상유희

하야

선인풍류 2016. 12. 20. 17:53

 역사가 남긴 이 장면


- 이승만 대통령 하야를 권고한 어느 고교생

1960년 4월26일. 설송웅은 경무대에서 이승만 대통령 앞에 서 있었다.

4.19혁명 이후 18세의 서울중동고 학생회장으로서

시민대표 여섯명 중 한명으로 뽑혀, 대통령 집무실로 들어간 것이다.  

설씨는 청계천 수표교회에서 모임을 가진 뒤 시위를 벌이다가

당시 계엄군들에게 붙잡혔다.

그런데 그들은 설씨를 창덕궁 계엄사 본부사령부로 데리고 갔다.


송요찬 당시 계엄사령관이 말했다.  
"내가 자네를 이박사께 안내할테니 국민들의 참뜻을 전해달라."
그 뒤에 매카나기 당시 미국대사와 허정 외무장관을 만난 뒤 경무대로 들어갔다.

그는 대통령 앞에 서서 말했다.  


"하야..."  
이승만대통령은 먼산을 바라보았다.  

"정말로 물러나야 하는가."  
"국민의 뜻입니다."  

10분의 짧은 만남은 그렇게 끝났다.

이후 군중에게 대통령 면담 결과를 발표했다고 한다.

"대통령에게 하야하라는 민심을 전했습니다."  

18세 고교생이 아무도 쉽게 꺼내지 못했던 '하야'라는 말을

대통령 앞에서 직접 꺼낸 것도 놀랍지만,

지금 우리가 느끼는 것은 역사가 이토록 기시감으로 되풀이된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설송웅은 '전설의 인강선생' 설민석의 부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