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휘몰이/생활의 발견(1)

모두가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원칙을 받아들이자!

선인풍류 2010. 6. 17. 21:06

불편한 경제학

 

모두가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원칙을 받아들이자!

 

매일같이 돈을 벌기 위해 힘겹게 살면서도 돈에 관한 이론은 언제나 힘겹다. 그렇다고 누가 가르쳐 주는 것도 아니지만 포기할 수는 없다. 현재의 경제 상황을 정확히 알기 위해 우선 몇 가지에 대한 기본개념부터 시작해 보자. 빚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 빚으로 아파트를 구입하든 토지를 구입하든 어찌되었든 최종적으로 빚은 갚아야 한다. 그런데 만약 내 수입으로 그 빚에 대한 이자를 감당할 수 없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의 해결책은 두가지 뿐이다. 적법한 절차를 거쳐 파산을 당하든지, 아니면 다른 방법을 통해 더 큰 빚으로 빚을 막으면 된다. 전자인 파산은 당사자에겐 괴롭지만 상식적으로 정상적인 방법이다. 이에반해 빚을 더 큰 빚으로 막는 후자는 일시적으로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는 있겠지만 특별한 방법이 없는한 최종적으로 전자와 같이 파산할 수밖에 없다. 단지 차이점이라면 전자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라는 것일 뿐이다.

그럼 좀더 규모를 확장해 통화에 대해 살펴보자. 통화에는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으로 공급하는 본원통화(지급준비금+현금통화)와 시중은행이 개인에게 대출함으로써 만들어지는 신용통화로 구성된다. 여기서 통화량이라고 하는 것은 현금통화와 신용통화의 합을 말한다. 그렇다면 실제 현실에서 통용되는 본원통화와 신용통화의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통화량의 개념을 좁게 설정한다면 1:25, 넓게 설정할 경우에는 1:40정도가 된다고 한다.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으로 1조를 공급할 경우 시중은행은 이 돈을 대출을 통해 시중으로 25조에서 40조를 공급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중앙은행은 통화량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과 한 나라의 통화량은 대부분 시중은행의 대출로 만들어 진다는 것이다. 이때 통화량이 늘어나면 인플레이션, 줄어들면 디플레이션, 급격히 늘어나면 하이퍼인플레이션, 급격히 줄어들면 공황이다.

현실적으로 경제는 왜 계속해서 성장하지 못하고 주기적으로 불황을 맞는 것일까? 경제가 원할히 성장을 하려면 공급이 늘어나는 만큼 수요도 늘어나야 한다. 그런데 이것이 가능하려면 성장에 따른 분배가 제대로 이루어 져야만 한다. 근데 현실적으로 이 같은 과정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가 성장할수록 빈부의 격차는 심해지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빈부격차로 인해 전체수요가 부족해 진다는데 있다. 한달에 100만원 버는 사람은 대부분을 소비하지만 1000만원 버는 사람은 모두 소비하지 못할뿐더러 저축까지 한다. 한달에 100만원 버는 열사람이 1000만원을 모두 소비하는 것과 비교해 보라. 빈부격차로 인한 내수부진이 바로 불황의 근본원인인 것이다. 수출위주의 대기업은 돈을 쌓아놓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중소기업과 국민이 계속해서 가난해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러면 본론으로 들어가 현재의 경제 상황과 앞으로 일어날 상황에 대해 예측해보자. 미국이 붕괴한 이유는 막대한 빚 때문이다. 소득에 비해 많은 소비를 했고, 그 소비는 빚에 의한 것이였다. 2008년 미국의 전체 빚은 GDP대비 370%였다.(대공황시 230%) 그런데 리먼사태로 금융시장이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한 것이다. 빚이라는 것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까지만 가능하다. 왜냐하면 그것을 넘어버리면 파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통화량 창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시중은행은 대출을 중단하게 됐으며 중앙은행이 공급하는 대부분의 통화는 쌓여만 가고 있다. 시중에 돈줄이 마르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빚에서 벗어나기 위해 빚을 갚거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대출을 멈춘 행위들이 전체적인 통화량을 줄어들게 했다. 이로인해 전체소비수요는 계속해서 급감하게 되어 2008년을 기점으로 디플레이션에 돌입해 있는 것이 현재의 미국인 것이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될까? 최근의 분위기는 막대한 재정적자로 미국 달러의 가치는 폭락해 기축통화로써의 지위를 내놓게 되며 미국 국채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중국이 이를 무기삼아 다음 패권국으로 등극할것으로 보고있다. 과연 이것이 맞는 것일까? 분명 세계경제는 침체상황인데도 중국은 지금도 높은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중국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수출의존형 경제체제란 것이다. 실제 그동안 이루어진 대부분의 성장은 미국인들의 과소비에 의존해왔다.(세계무역적자의 60%) 그러던 것이 2008년을 기점으로 변했다. 미국인들의 소비는 줄어들었으며 저축률마저 증가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중국의 수출을 받아줄곳이 급격히 줄어들었는데도 불구하고 높은 성장율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내수의 규모 역시 미국의 1/5수준인데도 말이다. 이것이 정상적인 상황일까?

소득이 10% 늘어날 때 소비를 10% 늘리는 것은 정상적이다. 그러나 소득이 10% 줄어들었는데도 소비를 그대로 늘리는 것은 분명 비정상적이다. 2008년을 기준으로 미국의 전체 통화량은 소득의 감소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이에반해 중국의 통화량은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면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처음으로 돌아가 빚이 한계에 이르면 붕괴하든지 더 큰 빚을 끌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자라면 불황으로 인한 디플레이션 상황으로의 진입이고, 후자라면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진입해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2008년을 기준으로 미국은 정상적인 방법을 택한반면 중국은 비정상적인 방법을 택한 것이다. 우리들이 알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인 상황이 지금의 현실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현재 견디기 힘든 디플레이션 상황을 뒤로 계속해서 미루고 있는 한중일의 붕괴가 세계적인 대공황으로 가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좀더 이해를 돕기위해 한중일의 상황으로 들어가보자. 중국과 한국은 수출의존형 경제인데도 작년 경제성장률이 특이하게 좋았다. 그 이유는 주택시장의 거품이 붕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 같은 경우 수출 실적이 높은 기업에게 금융지원을 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지원을 받기 위해 기업은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수출실적을 올린다고 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이 지원자금으로 부동산에 투자해 큰 돈을 벌수 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어도 그 물량을 대부분 지방정부가 보증해 주기 때문이다. 기업은 부동산 투기로 돈 벌어좋고, 은행은 기업이 파산해도 담보물로 대출금 회수에 문제 없어좋고, 중국 정부는 부동산 투기로 인한 높은 경제성장율로 불안정한 체제를 유지할수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모두가 좋은 상황인 것이다. 윤전기로 돈을 찍어대고 있는 것은 미국이 아니라 바로 중국이였던 것이다.

그런데 중국을 보면 한국과 다른 듯 보이지만, 근본적인 체계는 비슷하다는 것을 느낄수 있다. 왜 청약율이 0%인 상황에서도 분양을 하며, 팔리지도 않는 아파트가 계속해서 쌓여만 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분양가는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 것일까? 더구나 다른 나라는 경기 침체로 물가가 하락하고 있는데도 한국의 물가는 하락하기는커녕 올라가고 있다. 빚으로 빚을 막는 하이퍼인플레이션 상황으로 진입해 들어가고 있는 중국처럼 한국역시 전체적인 통화량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 지금인 것이다. 더구나 소비수요를 늘여야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정책도 수출중심의 대기업 위주로 일관하고 있다. 1991년 거품붕괴후 소비수요 창출이 아닌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 정책으로 20년 동안 한발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일본의 전처를 그대로 밟아나가고 있는 것이다. 잃어버린 20년이 30년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아시아의 붕괴로 촉발될 대공황은 이전 대공황보다 그 위력이 상당히 클것으로 저자는 예상한다. 왜냐하면 1929년의 대공황은 그 이전 부동산시장의 붕괴뒤 일어난 주식시장만의 거품붕괴였다. 그러나 앞으로 있을 대공황은 주식시장과 주택시장이 함께 붕괴하는 구조이다. 평균적으로 GDP와 비교했을때 주식시장은 비슷한 규모이지만, 부동산시장은 약3배(한국은 4.8배)에 이른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 같은 경우 IMF때보다 더 크고, 더 깊고, 더 장기간의 경기침체가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부의 80%를 부동산시장이 점유하고 있다. 만약 이것이 붕괴되었을 때의 그 위력을 상상해보라. 투기목적으로 막대한 대출금을 안고 구입한 아파트가 대부분이지 않은가! 더구나 이 같은 상황에서 자유로울수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 몇%나 되겠는가. 그 위력은 우리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어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디플레이션의 경험도 없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한가지이다. 이제는 정상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다. 땀흘려 열심히 일해 차근차근 돈을 모아 집을 장만하는 사람이 비정상이라고 비난받는 사회는 분명 비정상적인 사회이다. 빚으로 구입한 아파트로 다른 사람에게 빚을 떠넘겨 수익을 얻는 투기 역시 비정상이다. 불황이 비정상이 아니라 거품이 비정상적인 것이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가 바로 정상인 상황을 정상으로 여겨야 한다는 원칙을 말한다는 것이다. 빚은 갚아야 한다는 원칙, 소득보다 큰 소비는 비정상이라는 원칙,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선 국민을 위한 정책을 세워야 한다는 원칙. 이 책의 분량이 600페이지가 넘는 이유도 이 원칙을 기준으로 명확한 통계수치를 통해 ‘왜’ 그런것인지를 이해하기 쉽도록 정확하게 설명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읽은 경제관련 책중 단연 최고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에게 중요한 환율과 해결책은 직접 읽어보고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