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안의 언덕& 행복이 있다/천상유희

신비의나라 샴발라

선인풍류 2014. 7. 14. 23:38

 

   

        [러시아의 탐험가, 고고학자, 예술가인 '니콜라스 로에리치(1874~1947)' 히말라야 탐험기와

          그가 남긴 그림들 ... 위 영상의 그림들은 모두 그의 유작들이다 ...]   * 영상제작: 지오 님 *

 

 

낙원

샴발라 [ Shambhala ]

 

히말라야 오지에 있는 현인들의 '낙토(樂土)' ...
명상 속에, 그 진정한 모습이 보인다 ...

 

  • 멀리 히말라야 산맥 북쪽에 현자들이 사는 성스러운 나라 샴발라가 있다. 연꽃과도 같은 국토 한가운데는 위대한 왕이
  • 사는 도시가 찬란하게 빛나고 주민들은 평온하고도 깨끗한 나날을 보낸다. 그들은 명상에 잠긴 생활 속에 '깨달음'을
  • 얻는 것을 다시없는 행복이라 생각한다. 나중에 온 세상이 '악(惡)'으로 뒤덮였을 때 이 나라의 왕이 군대를 파견해서
  • 그것을 무찌를 것이며, 그 후 지상에 영원한 낙토(樂土)가 건설된다고 한다.

 

수수께끼의 왕국 샴발라

서구 사람들의 척도로는 도저히 알 수가 없는 성역, 그 신비의 나라 티베트의 이미지를 더욱 심오하게 만드는 전설이 있다.

그것은 '샴발라' 왕국의 존재이다. 샴발라란 티베트의 북쪽 어딘가에 있다는 나라 이름이다. 그 나라의 도시에는 황금의 불탑이

줄지어 서 있고 거룩하고도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해 있다고 한다. 그 땅은 깨달음1)을 얻은 왕이 통치하며 주민들 또한

깨달음의 경지에 가까워진 사람들이다. 샴발라에서는 불교의 가장 심오한 가르침이 이루어지고 있다. 말하자면 순화된

정신이 모여 있는 땅이며 현인들이 다스리는 이상향이다.

샴발라 전설에는 '예언'도 함께 들어있다. 전설에 의하면 세상이 전쟁과 욕망 속에서 종말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그때 이 나라의

정예 부대가 출동하여 세상의 모든 악과 싸워 이겨서, 끝내는 세상의 악이 근절되고 사람들은 영원히 해방된다고 한다.

그런데 샴발라가 지금껏 사람들 눈에 띄지 않았던 이유는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산맥이 이 낙토를 감싸듯이 둥그렇게 둘러싸고

있어 외부의 '부정(不淨)'한 것들을 일체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산맥의 영향으로 국토의 상공은 항상 안개에

싸여 있기 때문에 비행기 같은 것으로 다가가려 해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어찌 되었든 금세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조사와 답사는 모두 헛수고로 돌아갔다. 지구상에 있는 모든 지역을 관찰할 수 있는

인공위성으로 빈틈없이 조사했는데도 발견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샴발라란 불교의 이념으로만 존재하는 '가공의

낙원'일까?

티베트의 승려는 수수께끼에 싸인 미소를 띠며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아니오, 샴발라는 분명히 이 지상에 존재합니다."

그들은 과학적인 조사에 의한 결론을 지지하지 않는다. 더 파고들어서 물어보면 다음과 같이 대답할 것이다.

"샴발라에 이르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탐색 방법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필요한 것은 유연한 마음과 맑게 정화된 영혼입니다."

어떤 경전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샴발라를 향하는 자 앞에는 끝없이 계속되는 황야와 사막, 험난한 산들을 넘어야 하는 신비한 여행이 기다리고 있다.

수없이 많은 고난을 극복한 자에게만 보석처럼 귀한 '깨달음'이 얻어지는 것이다. 충분한 수행을 경험한 자이거나 또는

이 신비의 나라에 초대받은 자에게만 샴발라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며 그 외의 사람들은 황량한 풍경만을

볼 수 있고, 그곳에서 그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죽음'뿐이다."

 

 

 

 

신앙의 나라 티베트

최근까지 티베트는 두꺼운 베일에 싸인 신비의 나라였다. 그 이유로는 무엇보다 우선 히 말라야를 비롯한 세계 최고봉의

산들에 둘러싸여 있다는 지형적 특수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인도에서 시작된 불교를 받아들여서 탄생한 '라마교'라 불리는

티베트 불교2)가 오랜 세월 동안 국교로 자리해왔다는 점도 있다. 지금도 신앙에 바탕을 둔 생활양식, 사고, 문화를 굳게

지켜나가고 있다는 사실이 티베트의 신비성을 한층 더하고 있다. 금세기에 들어서 이 나라는 점차 서구 사회에 문을 열고

흥미로운 여러 가지 일들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티베트의 문화와 관습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오히려 이 나라의 신비성은

더욱 깊어져만 간다.

티베트에 관한 일들 중에서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으로는 오체투지(五體投地)나 조장(鳥葬), 또는 전생활불(轉生活佛)같은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오체투지라는 것은 온몸이 땅에 닿도록 납작 엎드려서 기도하는 방법이다. 티베트 사람들은 수백

킬로미터나 되는 성지순례의 길을 온몸으로 땅바닥에 엎드려서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간다. 불쑥불쑥 솟아오른

바위투성이의 산길을 그렇게 오르는 것이다.

조장이라는 것은 죽은 자의 영혼을 하늘로 돌려보내기 위한 의식이다. 언덕 꼭대기에 있는 바위 위에서 시신을 토막내고

뼈를 부순다. 여기에 그들의 주식인 보릿가루 참파를 섞어서 잘 반죽해둔다. 그러면 곧이어 매 같은 맹금류(猛禽類)가

공중에서 날아와 이 '식량'을 배불리 먹어치운다. 이렇게 죽은 사람의 몸을 새를 통해 하늘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전생활불'에 대해서는 현재 인도에 거점을 두고 활약하고 있는 티베트 불교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3)를 예로 들어 설명할 수

있다. 사람들은 그를 '살아 있는 부처'로서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해 사람의 몸을 빌어 몇 번이고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나는

관음보살이라 믿고 있다. 이 '살아 있는 부처'는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 "나는 ○○지방에 다시 태어날 것이다"라는 유언을

남긴다고 한다.

몇 년 후에 지도자들은 '살아 있는 부처'가 예언한 지방에 가서 찾기 시작한다. 이윽고 후보자로서 몇 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돌아와 승려로서의 교양을 쌓기 위해 독경과 예절 같은 여러 가지 일들을 가르친다. 후보자가 다시 한 두 명으로 압축되면

예전에 '살아 있는 부처'가 가지고 있던 소지품들을 다른 물건들과 함께 보여주며 그 중에서 물건을 고르게 한다.

대개의 경우 품행이 뛰어나고 지도자로서 적합한 소질을 가진 사람이 틀림없이 살아 있는 부처의 유품을 고른다고 한다.

이것이 '다시 태어남'의 증거가 되어 그는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는 '살아 있는 부처'의 환생으로서 축복이 넘치는 인생을

시작한다. 참고로 지금의 달라이 라마는 제14대이다.

물론 여기서 소개한 이야기들은 옛날이야기나 신화가 아니다. 지금까지도 티베트 사람들은 신앙에 묻혀서 생활하고 있다.

예전의 수도인 라사를 비롯해서 티베트의 주요한 지역들은 이제 중국의 일부가 되었고 마오쩌뚱(毛澤東)이 일으킨 혁명과

뒤이은 문화대혁명의 영향도 있어서 신앙 생활이 크게 규제되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그래도 신앙을 생활의 기반으로 하는

티베트 사람들의 자세는 오늘날까지 변함없이 이어져 내려왔다.

오늘날 티베트 문화의 세력권은 동쪽으로는 중국의 윈난성(雲南省), 칭하이성(靑海省) 부근까지, 서쪽으로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일부에 이르며 부탄, 시킴, 네팔 등을 남쪽 끝으로 하여 북으로는 몽골에까지 광대한 지역을 아우르고 있다.

 

히말라야에 숨겨진 '영혼의 고향'

샴발라 왕국에 대한 전설의 기원은 7세기 무렵의 티베트 불교 문헌에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티베트 불교의 집대성인

『티베트 대장경』4)에는 입적(入寂) 직전의 석가5)가 당시 샴발라 왕국의 국왕이었던 수찬드라(찬드라바드라 또는

다와상보라고도 한다 - 옮긴이)에게 티베트 불교에서 가장 고매한 가르침으로 받드는 『칼라차크라 탄트라(Kālacakra tantra:

時輪經)』를 설법했다고 전한다. 이 경전에는 천문학, 점성술, 역법(曆法)은 물론이고 그 외에도 고도의 철학적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한다.

가르침의 가장 심오한 부분으로 시간의 노예인 인간이 진정한 '불멸'을 찾기 위해 소위 '열반'6)이라는 경지에 도달하는 방법이

씌어 있다고 한다. 그러나 경전의 글자만을 쫓고 있으면 결코 본래의 뜻에 이를 수가 없다. 티베트 불교에서 말하는 '가르침'

이라는 것은 스승에게 그 자격을 인정받은 제자가 스승에게서 직접 입으로 전해 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밀교적 내용을

지닌 경전은 많지만 『칼라차크라 탄트라』는 그 중에서도 특히 난해하기 이를 데 없다고 한다.

티베트에는 『매장경(埋藏經)』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어느 시기에 기록된 교리가 비밀리에 숨겨져 있다가 그 가르침이

필요할 때가 되면 갑자기 이 세상에 나타난다는 경전을 일컫는 말이다. 여러 귀중한 경전이 가장 적합한 시기에 발견되어

그 시대의 지침이 되어 각광받는 것이다. 물론 『칼라차크라 탄트라』도 그런 『매장경』의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왕국과 주민들의 모습

이 샴발라 왕국은 도대체 어떤 모습이었을까? 전하는 말에 따르면 그 나라는 이 세상이 시작되었을 때부터 존재하고

있었다고 한다. 샴발라를 상징적으로 도형화시킨 만다라(曼陀羅)에 의하면 그 땅은 불교의 성스러운 꽃인 연꽃 모양을

하고 있다. 수도를 중심으로 산맥이 주변 지역을 가르고 있어 그것이 여덟 장의 꽃잎으로 보인다고 한다. 이 꽃잎 한 장씩마다

각각 열두 지방이 있다고 하였으므로 다 합치면 아흔여섯 개의 작은 고을들이 수도를 빙 둘러 싸고 있는 모양이 된다.

각각의 고을에는 수령이 있는데 그들은 당연히 샴발라 왕에게 충성을 다 바치고 있다. 고을에는 저마다 중심지에 황금의

불탑이 있으며 거리는 찬란하게 빛나고 교외는 잘 손질된 정원같이 나무들이나 풀꽃들이 자라고 있다.

이 나라의 수도 이름은 칼라파다. 이 도시는 주위 지역들을 능가할 만큼 화려하다고 한다. 수도의 동쪽과 서쪽에는 각각

달 모양을 한 호수가 있는데 물가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하고 물새들이 즐거이 노닐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수도 남쪽으로는

'쾌적한 숲'이라 불리는 향기로운 자작나무 숲이 우거진 정원이 있다. 여기에는 초대 샴발라 왕이 건립했다는 거대한 만다라가

지금도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수도 북쪽으로는 열 개의 바위산이 천연의 요새가 되어 이 도시를 지켜주고 있다.

이 바위산들에는 그들의 성자나 붓다, 보살을 섬기는 호화로운 석굴이나 사원이 세워져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의 압권은 이 도시 중심부에 있는 궁전일 것이다. 금은 보석으로 치장된 건물은 한밤중에도 찬연하게

빛을 뿜어낸다. 궁전의 상징인 불탑 끝은 순금으로 되어 있고 동체 부분은 진주와 다이아몬드로 되어 있다. 궁전 주위는

산호 조각상들이 둘러싸고 있고 입구는 에메랄드와 사파이어로, 처마는 순금으로 되어 있고 내부의 바닥과 천장에는

온갖 종류의 수정들이 박혀 있다. 궁전 한가운데에는 머리가 여덟 개 달린 사자 조각이 지키는 황금 보좌가 놓여 있다.

이 나라 백성들에 대한 이야기도 살펴보자. 그들은 산스크리트7)로 이야기를 나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순백의 긴 옷을

입고 머리에는 하얀 천을 두르고 있다. 곡식의 수확도 순조로워서 그들은 배고픔을 모르고 병으로 고생하는 일도 없다고

한다. 모든 사람들이 금은 보석 같은 재산을 가지고는 있지만 그것을 쓸 필요가 없기 때문에 매우 평화롭게 지내며

싸움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법률도 있기는 하지만 죄를 지은 사람이 없기 때문에 형벌이 시행된 적이 없다.

어느 라마(고승)는 샴발라 백성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 나라에는 '악'이라 불리는 것의 실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전쟁, 적의, 질투, 교만 등과 같은 말조차 그 사람들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이러한 혜택 받은 환경 속에서 안일하게 지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열심히 수행하는 불교 신자로서

하루하루 수행에 정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왕국의 주술 문화

샴발라 왕국의 재산, 예를 들어 금은이나 각종 보석은 모두 왕국 안에서 얻은 것이라 한다. 또한 이 나라는 고도로 발달된

문화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하는 이야기로는 티베트의 독특한 의학 체계, 구체적으로는 해부학, 생리학, 진단 기술,

전염병 예방 대책 등과 같은 것은 모두 샴발라에서 들어왔다고 한다. 이 땅의 천문학 또한 뛰어난 수준임을 짐작할 수 있다.

수도 칼라파에 있는 궁전에는 수정을 사용해서 만든 특수한 천창(天窓)이 있다고 한다. 이는 바로 천체 망원경을 연상시키는

것이다. 또한 왕은 특수한 '거울'을 가지고 있어서 몇 킬로미터 밖에서 일어난 일들을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샴발라에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들의 최대 관심사는 바로 '명상'8)이다. 그들은 명상이라는

정신적 훈련을 통해서 '영력(靈力)'을 강화하여 육체가 지닌 모든 가능성들을 추구한다. 궁극적인 목적은 우주와 일체가

되는 '깨달음', '해탈'9)에 있지만 그것을 위해 수행하는 과정에서 소위 초능력이라는 힘을 얻게 된다.

티베트 불교의 수행자들은 예지 능력, 텔레파시, 투시 등과 같은 소위 ESP(초감각적 지각) 등에 익숙한 존재다. 물론 질병에

대한 치유 능력도 일반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뿐만 아니라 비행 능력이나 엄청난 속도로 땅을 달리는

능력을 가진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능력들은 금세기에 들어 서양인이 직접 목격한 사례도 있다.

서양에서 '제3의 눈'10)이라는 단어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는 라마승이 수행을 쌓으면서 이마 한가운데에 특수한 '눈'을

개안시킨다는 것이다. 이 '눈'은 투시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며 다시 그 능력을 높이면 '영시(靈視)'라 하여 영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초현실적인 시각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샴발라 왕국의 존재를 일반 사람들이 발견할 수 없는 까닭은 아무런

수련도 거치지 않은 사람의 단순한 육안으로는 보일 리가 없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바꿔 말하면, 티베트 사람들은 현재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세상이 참된 현실의 모습이라고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보는 것은 착각이고 일그러진 단편이지 본질이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가 꿈이나 환상이라 부르는 바로 그런 것들

속에 현실의 참된 모습이 숨어 있다고 믿는다. 그들은 그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기 위해 '수행'을 거듭한다.

이것이 '영혼'을 정화시키는 과정이다.

여기서 '영혼'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정의를 내려 보자. 간단하게 말하면 '영혼(靈魂=spirit, soul)'이란 육체 저 깊숙이 숨어

있는 초자연적인 힘이다. 많은 사람들은 그 존재조차 알아차리지 못한 채 지내고 있지만, 실제로는 모든 사람들이 감각적으로

이 힘을 시용하고 있다. 육감이나 직감, 가슴이 울렁이거나 두근거리는 것들을 예로 들 수 있다. 고대 사람들은 이러한 능력을

신비하게 여기지 않고 오히려 친근하고 익숙하게 사용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인간이 여러 가지 지적 능력을 얻게 되면서 그런 초자연적인 능력은 모습을 감추었다. 사고, 추리, 지식과 같은 소위

지적인 활동을 위해서는 '영혼'의 존재가 불필요했을지도 모른다. '영력을 높인다', '영을 정화시킨다'는 것은 머릿속에서

진행되는 생각을 중단시키고 자신의 '영혼' 그 자체로 사물을 바라보는 행위를 뜻한다. 그렇게 해서 일체의 선입관을

배제하고 이해관계나 가치 체계도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순수하게 그 자체를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이러한 수행은 일본에서 밀교 계통의 승려들이 하는 '관상(觀想)'11)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최근의 두뇌 생리학 연구에서 이런 종류의 수행이 뇌파를 변화시키거나 우뇌를 활성화시키는 등, 인간의 뇌가 본래 가지고

있는 숨겨진 능력을 끌어낼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인간은 현실 생활에서 자신의 뇌를 전체 용량의 몇 퍼센트밖에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므로 '숨겨진 능력'이 발굴되면

엄청나게 커다란 힘을 발휘하게 되리라는 것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아마도 샴발라에 산다는 현인들은 이러한 능력을

마음대로 구사할 수 있는 뛰어난 전문가들일 것이다. 그렇다면 샴발라에서는 금은 보석이나 명예가 아니라 뇌를 훈련시켜서

얻은 '영시' 능력이 중요시된다는 말도 충분히 납득이 가는 일이다.

그러나 샴발라의 백성들도 죽지 않고 영생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영생을 원치 않을 것이다. 죽음을 맞이하고 그 후에

환생하는 것으로 자신의 영혼을 더욱 정화시키려고 할 것이다. 그들의 수명은 대략 100년 정도라고 한다. 뛰어난

자연환경과 더불어 자기 치유력(自己治癒力)을 발휘할 수 있기에 이만큼 장수할 수 있을 것이다.

 

 

 

 

왕국을 향한 '영'적인 여로

이 신비의 왕국 샴발라는 10세기 이후 지금까지 티베트 사람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어왔다. 그런 이유 때문에 샴발라로

가는 길에 대한 '안내서'가 수없이 쏟아져 나왔다. 모두가 환상적인 이미지로 가득 차 있는데다가 철학적인 난해함까지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 글들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여기서 그런 글 중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글을 쓴 사람은 16세기의 티베트 왕인 림품파이다. 그는 '학자왕'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학식이 풍부했던 인물로서 시를 쓰는 데에도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는

사후에 샴발라에 환생했다고 하며, 이 『지식의 사자』(1557)라는 책은 그의 아버지에게 편지를 써서 사자에게 맡긴다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샴발라를 향한 여행

"샴발라로 가서 이 편지를 아버지께 전하거라. 진리의 말씀이 사물의 이중성이라는 산들을 정복하여 너를 인도하고,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 속에서 너를 도와 극복하게 해주기를 빈다.

······우선 라사를 출발해서 서쪽을 향해서 시가체(Xigaze: 중국 티베트 자치구의 남부)로 가거라. 그곳에 있는 사원에서

여행이 성취되기를 기원한 다음 중앙 티베트를 지나 네팔로 가는 길을 걸어가거라. 그런 다음 북서 방향으로 진로를 잡아

성스러운 카일라스산(Kailas: 히말라야 산맥의 북쪽, 카일라스 산맥의 주봉(主峰). 해발 6,714미터)에 오르거라.

이 산에는 황금 동굴이 있는데 그곳에는 16나한12)중 하나인 앙가타 존자(尊者)가 천 명의 성자들과 함께 살고 있다.

조심스럽게 귀를 기울이면 성자들이 기도하는 음악 소리가 들릴 것이다.

다시 북서쪽으로 나아가면 라다크(Ladākh: 인도 북부. 지금도 라마 사원이 많이 있다)을 지나 카슈미르(Kashmir:

인도북서부에서 파키스탄 북동부에 걸친 넓은 고원 지대)에 도달할 것이다. 이 지방 마을들의 화려함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라. 길은 점점 험난해질 것이다.

미로처럼 구부러진 산길을 따라 북쪽으로 향하면 몇 갈래 작은 길과 마주치게 된다. 여기에서 길을 잘못 들면 산의 계곡

속으로 들어가게 되어 방향을 완전히 잃어버리게 된다. 석가모니의 가호를 기원하면 반드시 길이 열릴 것이다.

이 산간 지방을 무사히 통과하면 박시크의 나라(장소 불명. 타지크[Tadzhik]나 아프가니스탄 북부로 추정된다)로 나올 수 있다."

 

여로는 다시 내면을 향한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여행 안내문과 그다지 다를 바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진정한 여로는 이제부터 시작된다.

그것은 가혹한 조건 속에서 겪게 되는 고행과도 같은 내면의 갈등, 또는 정신을 극한까지 순화시키는 수행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 조건이란 험난한 자연 환경과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극심한 불안감과 절망감에 시달리는 일이다.

"이 나라 사람들은 기마 민족으로 머리에는 하얀 터번을 둘렀고 사나운 얼굴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우호적인

사람들이므로 결코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이곳을 떠나 평원이 보이거든 북쪽으로 나아가라 며칠 동안 걸어가다 보면

하늘에 닿을 듯이 높게 자라난 나무들이 울창하고 깊은 숲이 나타난다. 그 숲속은 한치 앞을 볼 수 없을 만큼 어두워서

길을 비춰줄 빛도 없다. 하지만 두려워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이윽고 앞쪽 멀리에 물살이 거친 강이 나타난다. 그것이 시타강이다. 하얀 거품을 내며 진노하는 것처럼 흘러가는 거친

물살을 조심해야 한다. 이 물이 몸에 닿으면 순식간에 온몸이 돌로 변하고 만다. 강가에 있는 나무를 이용해서 단숨에

강을 뛰어넘어야 한다. 건너편에는 산기슭의 평온한 경치가 보일 것이다. 푸른 초목이 우거져 있고 코끼리가 놀고 있다.

자작나무가 향기를 내뿜고 있고 시원한 나무 그늘도 있다. 황금색 열매가 가지마다 열려 있으므로 그것을 따먹으면

된다. 암사슴이 달콤한 이슬과도 같은 젖을 제공해줄 것이다. 이 땅은 목적지까지 가는 도중에 있는 유일한 휴식처다.

푹 쉬면서 힘을 기르도록 하라.

그 다음에는 맹수들이 지배하는 숲이 있다. 그들은 허기져서 눈을 새빨갛게 뜨고 먹이를 기다리고 있다.

길가에 물어뜯긴 뼈들이 흩어져 있어 천천히 마음을 가다듬고 있을 새가 없다. 왜냐하면 이 숲에 사는 맹수들의 정체는

악마나 마녀, 요괴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밤에는 맹수의 모습을 하고 있다가 낮이 되면 인간으로 변신해서

사람을 덮친다. 그러나 그들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자비의 마음을 쏟아붓는 것만이 그들의 노여움을 가라앉힐

유일한 방법이다.

숲을 지나면 넓은 호수가 나타난다. 그 다음에는 사막과 험난한 산, 큰 뱀의 둥지, 새빨간 모래가루가 불어 닥치는 땅,

천둥과 번개의 들판으로 고난의 극치를 이루는 여행은 계속된다. 이윽고 신비한 땅에 도달하게 된다. 보석으로 치장된

저수지나 아름다운 안뜰이 있는 집들이 눈에 띌 것이다. 이 땅의 백성들은 신도 아니고 인간도 아닌 존재들이다.

집집마다 신비한 매력을 가진 처녀들이 살고 있다. 그녀들은 다키니(Dakini: 탄트라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을 낳는

 지혜)에 도달한 소녀들이다. 따라서 그녀들이 원하는 대로 마음껏 즐기도록 하라. 그 쾌락은 육체의 감각을 훨씬

초월한 높은 곳으로 그대를 인도할 것이다. 안에 있는 열이 육체를 거슬러올라가서 머리 꼭대기에 도달하면

그대의 몸은 깨끗하게 정화되어 '금강불괴(金剛不壞)의 행복한 신체'13)로 바뀔 것이다.

이런 경이로운 몸을 얻어야만 샴발라에 갈수가 있는 것이다."

이 부분은 인도에서 시작된 탄트리즘(Tantrism)의 영향을 받았음을 짙게 풍기고 있다. 소녀들과의 성 행위로 눈뜨는

'내부의 열'이란 탄트리즘의 중요한 교의인 신비한 우주 에너지 '샥티(Sakti)' 그 자체를 의미하고 있다.

그리고 그 '열'이 몸을 거슬러올라와서 머리 꼭대기에 도달한다는 것은 요가 수행의 최종 목적인 우주와 한 몸이

되는 것, 또는 '해탈'에 이르는 것을 뜻한다.

"그 다음부터는 더욱 아름다운 광경이 전개된다. 여행을 진심으로 즐기도록 하라. 그러고는 마지막 난관이 나타난다.

눈앞에 거대한 바위벽이 길을 가로막고 있을 것이다.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솟아 있는 눈 덮인 산맥이다.

여기서 절망해서는 안 된다. 붓다께 자비를 빌도록 하라. 그러면 길은 열린다.

이윽고 성자들이 발목에 찬 황금종을 울리면서 그대 앞에 나타난다. 그들은 신들이 사용하는 것 같은 가마에 그대를

태우고는 가볍게 하늘 높이 뛰어오를 것이다. 어느새 그대는 드높이 치솟아 있는 산맥보다 훨씬 높은 곳을 날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드디어 그토록 그리던 샴발라에 도달한다. 눈 속에 파묻힌 산들 사이의 계곡에 있는 그 도시는 마치 큰 바다에

떠 있는 진주와도 같이 기품이 넘치고 맑게 보일 것이다. 하늘에서 한줄기 빛이 그대를 비춘다. 그 순간 길었던 여로의

고통은 모두 사라져버리고 행복에 찬 감격이 온몸 구석구석까지 스며든다.

그러면 그대의 정신과 육체는 다시 태어난 것처럼 싱싱하고 활력에 넘치게 될 것이다."

대략 이와 같은 내용이 '안내서'에 씌어 있다. 난해한 부분은 생략했으나 그래도 곳곳에 우의적이고 비유가 가득 담긴

표현들이 있다. 이 문장을 문자 그대로 실행에 옮긴다 해도 결코 샴발라에 도달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디까지나

내적 이미지의 여행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서구 사회를 매료시킨 '샴발라'

'샴발라 전설'이 서구 사회에 알려진 것은 17세기다. 예수회14)의 전도사인 F. 카프랄이나 E. 카셀라의 보고서에 의해

처음으로 이 '비밀의 왕국'의 존재가 알려지게 되었다. 그들은 인도에서 중국으로 통하는 길을 탐색하려고 티베트로

들어갔는데 그때 이 전설을 들었다고 한다.

처음에 이들이 쓴 문서에는 샴발라의 이름이 '셈발라(Xembala)'로 적혀 있다. 유럽 사람들이 티베트에 대해서 지니고

있는 밀교(密敎)와 비경(秘境)에 대한 이미지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19세기 이후에 샴발라 전설은 여러 방면에서 이용되었다. 러시아 태생의 블라바츠키(H. P. Blavatsky: 1831~1891)

부인이라는 초능력자가 등장하여 사회적으로 큰 화제가 되었다. 그녀는 19세기 최고의 신비 사상가라고 일컬어졌는데

미국에서 '신지학협회(神智學協會)'15)를 설립하여 동서양의 신비 사상을 결합하는 '신사상(新思想)'을 제창했다.

그녀 자신의 말에 따르면 그녀의 능력은 샴발라의 현인인 마하트마에게서 온 것이며 마하트마로부터 받은 사명으로

'신지학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고 했다.

20세기 중반 무렵에는 마찬가지로 러시아의 화가이자 사상가인 니콜라스 뢰리치(N. K. Roerich: 1874~1947)가

티베트 학자들을 이끌고 중앙 아시아, 티베트 고원, 시킴 등을 탐색했다.

그는 본격적인 샴발라 사상을 바탕에 둔 이상 사회 실현을 목표로 하여 국제적인 문화재 보호와 평화를 위한 운동을 전개했다.

샴발라의 예언

이러한 운동의 배경에는 '샴발라의 예언'이 크게 작용하고 있었다. 이 예언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이 왕국의 역사와

 더불어 전해져 내려온다. 우선 샴발라의 역대 왕들은 각각 100년씩 왕국을 통치한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면서 바깥세상(우리가 사는 이 세계)이 점차 악화되어간다. 사람들은 도덕과 믿음을 잃고 힘을 얻기

 위해 권력을 강화시키며 전쟁을 일으킨다. 세상에는 탐욕과 불성실, 악덕이 판을 치고 물질주의라는 부패한 사상이

유행한다. 이러한 사태는 더욱 진행되어 드디어 세계 규모의 전쟁으로 발전해서 악의 화신과도 같은 왕이 세계를

정복한다. 그런데 그때 샴발라 왕국을 감싸고 있던 안개가 걷히고 왕국의 모습이 사람들 앞에 나타난다.

완벽한 세계 제패를 꿈꾸는 '악의 대왕'은 이 샴발라 왕국에 대해서 적개심을 드러내며 공격을 시작한다.

그때의 샴발라 왕은 제32대 루드라 챠클린인데 그는 스스로 군대를 이끌고 전쟁에 임한다.

이 싸움은 '최후의 대전'이라 불린다. 이때 샴발라의 강력한 군대는 '악의 대왕군'을 격파하고 세상을 해방 시킨다.

그후부터는 일찍이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완벽한 평화'와 '가장 풍요로운 시대'가 시작된다고 한다.

사람들은 굶주리는 일이 없고 질병이나 빈곤을 찾아볼 수 없으며 100세까지 장수하게 된다. 말하자면 온 세상이

샴발라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과거 시대에 활약했던 위대한 성인들과 현인들이 다시 살아나서 그 가르침을

사람들에게 널리 전수한다. 이러한 황금시대는 그후로 천 년 동안 계속된다고 한다.

샴발라 왕국이 세상을 향해 그 두꺼운 베일을 벗는 때는 도대체 언제일까? 바꿔 말하자면 제32대 왕은 언제

출현하는가라는 점에 대해서 여러 의견들이 분분하다. 대부분의 티베트인들이 믿고 있는 설을 취합하면

그것은 지금으로부터 200~500년 후가 된다.

샴발라 전설은 주로 서양인들에 의해 세계적으로 소개되어 왔다. 그러므로 샴발라를 찾는 탐색도 대개 서양인

탐험가들이 도맡아했다. 그들은 여러 가지 자료를 근거로 각지를 답사했지만 결국 그 땅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되풀이하는 것 같지만 이 탐색하는 방법이 문제였던 것이다. 과학적인 자세로는 이 '낙원'을 결코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영혼'을 순화시키는 것, 다시 말해 자기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방법으로만 샴발라에

 도달할 수 있다고 라마교의 승려들은 말하고 있다.

 

 

 

세계 종교의 낙원 '샹그릴라'

영국의 작가인 제임스 힐튼(J. Hilton: 1899~1954)은 1933년 샴발라 전설을 주제로 한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

(Lost Horizon)』을 발표해서 화제를 모았다. 이 소설에서 샴발라는 '샹그릴라(Shangrila)'라는 이름으로 나온다.

 이 책의 내용을 약간 소개해본다.

제1차 세계대전 후에 일어난 인도와 파키스탄 내전 중에 인도 주재 영국 영사인 콘웨이는 세 명의 백인들과 함께

여객기에서 납치되어 티베트의 오지에 도착한다. 그들은 해발 8천 미터 가량의 험난한 산맥을 넘어서 '푸른 달의

계곡'이라 불리는 계곡 안에 있는 샹그릴라로 끌려간다.

완전히 상식을 초월한, 거의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화려한 색채를 가진 한 무리의 누각들이 산 중턱에 붙어

있는데 라인 지방의 성곽같이 무거운 분위기의 인공적인 느낌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벼랑에 꽂힌 꽃잎처럼

수려한 모습이었다. 뭐라 말할 수 없이 절묘한 아름다움······.

그들이 이끌려 간 곳은 크고 장엄한 라마 사원이었다. 그곳에는 정식으로 라마 신도로 인정받은 자가 50명 가량

있었고 그 대부분이 중국인과 티베트인들이었는데, 세계 각지의 여러 민족 대표자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콘웨이가 가장 흥미를 가진 것은 사원 내부를 장식한 수많은 미술품이 아니라 도서실의 장서였다.

그곳에는 세계의 대표적인 서적들뿐만 아니라 희귀한 장서들이 수없이 많이 진열되어 있었다.

중국어는 물론이고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러시아어 등으로 된 서적도 2~3만 권이나 포함되어 있었다.

콘웨이는 이 사원을 통솔하는 대(大)라마를 알현하는 것이 허락받았다. 놀랍게도 대라마인 페로 사부는 룩셈부르크

태생의 기독교인이었다. 그는 수도사로서 우연하게 이 땅에 들어오게 되었다가 그대로 눌러 살고 있었던 것이다.

말하자면 이 사원은 인류의 '영지(英智)'를 위한 학원이었다. 라마교 신도든 기독교인이든 종교에 관계없이

근원적인 지혜를 탐구할 수 있는 곳이었다. 사원의 풍부한 재원은 이 땅에 있는 금광에서 마련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대라마는 이미 200세를 넘긴 고령이었다. 장수의 비밀은 이 계곡의 대기 속에 포함되어 있는

미지의 성분과 탕가체라 불리는 마취 작용이 있는 식물의 열매, 그리고 요가 호흡법에 있는 것 같았다.

그런 페로 사부에게도 죽을 때가 다가와 그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콘웨이가 지목되었지만 그는 동료들과 함께

이 땅을 탈출했다. 그러나 그와 동행했던 아름다운 소녀는 바깥 세상의 공기에 닿으면서 급속도로 늙더니

그대로 죽어버렸다. 일단은 인도로 돌아왔지만 콘웨이는 샹그릴라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길을 떠난다.

힐튼이 표현하는 샹그릴라에는 블라바츠키나 뢰리치의 영향을 받은 흔적이 많이 보인다. 즉 세상의 어떠한

종교든 목적하는 바는 한 가지이며, 여러 가지 지혜를 모으면 인류의 근원적인 '영지'를 얻을 수 있고 세상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힐튼이 살았던 시대나 지금이나 여러 종교들이 서로 증오하며 헐뜯는 구조에는 변함이 없다. 특히 이슬람교와

기독교의 대립으로 잔인한 전쟁이 되풀이 되고 있다. 『잃어버린 지평선』은 대중 소설이기는 하지만 힐튼이

이상으로 삼았던 세계관을 명확하게 드러내주고 있다. 그가 생각한 샹그릴라는 증오를 버린 종교의

'낙원'이 구현된 모습이었다.

그 후에 이 소설의 인기를 반영해서 세계 각지에 샹그릴라라는 이름을 가진 지역과 건물이 생겨났다.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F. D. 루스벨트는 메릴랜드에 지은 대통령 별장에 샹그릴라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지금은 캠프 데이비드로 이름이 바뀌었음). 참고로 샹그릴라라는 단어는 티베트어로 '식칼의 언덕 길'을 뜻한다고 한다.

 

 

 

 

 

 

 

 

고대유적 샴발라

 히말라야 산맥 북쪽 티베트의 깊숙한 곳에 현자들이 산다는 이상향 샴발라가

있다고 한다. 이 왕국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도시에는 황금 불상들이 줄지어

서 있으며, 아름다운 꽃들이 여기저기 피어 있다고 한다.

여덟 개 꽃잎의 연꽃이 활짝 피어 있는 듯한 지형 속에 자리잡고 있는 샴발라의

중심에는 샴발라의 왕이 산다는 카라바 궁전이 있다. 여덟 개의 꽃잎에 해당하는

각 분지에는 1,000만 개의 도시를 가진 12나라가 있으며, 작은 왕들이 다스리고 있다.

모두 96개(8×12)의 소왕국과 9억 6,000만명(8×1,000만×12)의 도시에서 살아가는

샴발라 주민들은 병에 걸리지도, 굶주리지도 않으며 결코 싸우는 법이 없다고 한다.

샴발라의 기원은 『카라차쿠라 탄트라(時倫經)』라는 불교의 밀교 경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카라차쿠라 탄트라』는 역학(曆學)과 천문학, 수행법 등을

기술한 책으로 붓다의 말씀을 정리한 것이다. 이 책이 쓰여진 11세기 무렵의

인도는 이슬람 세력의 침입으로 위기를 맞고 있었다. 때문에 사람들은 폭력과

약탈이 난무하는 현실 속에서 샴발라 같은 평화로운 이상향을 추구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후 12세기에 인도에서 불교가 힘을 잃어버리게 되자 『카라차쿠라 탄트라』

는 샴발라 전승과 함께 티베트로 계승되었다.

『카라차쿠라 탄트라』에는 샴발라에 관한 예언이 기록되어 있다. 그 예언에 따르면

이 세계가 악에 물들면 샴발라를 감싸고 있던 안개가 걷히면서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모습을 드러낸다고 한다. 이때 샴발라 왕은 강력한 군대를 이끌고 악의 세력과

전쟁을 벌여 마침내는 승리를 거둔다. 그리하여 세상에는 평화가 찾아오고,

사람들은 이상향에서 편안하게 살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상향 샴발라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카라차쿠라 탄트라』에 나오는 천체 운행 기록을 근거로 찾아낸 아무 강 유역의

부하라(현재의 우즈베키스탄 중부에 있는 도시-옮긴이)라는 설과, 책 속의 기록을

지리적 조건과 대조해서 찾아낸 타림 강 유역의 호탄이라는 설 등이 있다.

샴발라는 종교 경전 속에 등장하는 이상향일 뿐이지만, 현실 속의 사람들은 언제나

샴발라와 같은 이상향을 꿈꾸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비록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샴발라 (고대유적, 2007.6.4, 들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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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발라를 찾아서

 

완벽한 행복의 땅은 어디에
2005.03.30 13:00 입력 발행호수 : 797 호 / 발행일 : 2005-03-30
 
칼라챠크라 탄트라는 바즈라야나 불교(밀불교)의 진수이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 샴발라의 왕 수칸드라는 석가모니 부처님께  

 

칼라챠크라에 관해 가르쳐주실 것을  요청드렸다. 음력으로 3번째 달, 보름달이 뜬 밤에 단야까따까 스투파에서 보살들과 신들이 모인

 

가운데 부처님께서는 칼라챠크라를 설명해주셨다. 그는 그의 위대한 능력을 알리면서 가장 심오하고 최상의 탄트라에 대한 교육을

 

시행하였다. 샴발라 왕국으로 돌아온 수칸드라 왕은 3개의 거대한 만다라(曼陀羅)를 만들었고 직접 칼라챠크라를 수행하며 샴발라 

왕국에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를 알리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여러 해 전, 몽골의 위대한 라마 한 분이 그의 제자들을 카마르 사원 근처 아름다운 언덕으로 불러모아 모래 위에 샴발라 왕국의 영토를

 

똑같이 그렸다고 한다. 후에 그는 그 안에 나무로 지은 작은 명상 센터와 몇몇 스투파, 그리고 나무로 된 큰 문을 지었다.

 

그리고 나서 그는 샴발라라는 성스러운 땅에서 그의 제자들을 만나겠다는 맹세를 다짐했다.

 


‘숨겨진 왕국’으로 알려진 샴발라는 티베트 어딘가에 위치해있다고 여겨져 왔다. 그리고 그곳에는 완벽에 이른 사람과 완벽의 상태로 

가고 있는 존재들이 살고 있으며 이들은 인류의 진화 과정을 이끌어 가는 가장 앞에 서있는 존재들이라고 알려져 있다. 

부처님이 영적으로 존경받는 사람들을 모아놓은 가운데 칼라챠크라에 대한 가르침을 전하신지 1000년이 지나고 인도의 요기이자 

학자들이 샴발라를 찾아다니며 이를 배우기 시작할 때까지 칼라챠크라에 관한 정보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채 묻혀있었다고 한다.

 

 

 

칼라챠크라는 1026년 그것이 티베트로 전파될 때까지 인도에 남아있었다고 한다. 거의 천년 동안 티베트 사람들은 칼라챠크라를

 

학문으로써 연구하고 이를 수행했다고 한다. 티베트에 전해 내려오는 서적을 보면 샴발라라는 숨겨진 땅은 마치 여덟 개의 꽃잎이

 

달린 연꽃처럼 8개의 지역으로 구성된 땅이며 각각의 지역은 산으로 겹겹이 둘러싸여져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 애쓰며 샴발라에 살던 사람들은 빠른 속도로 사물을 움직이게 하거나 없어지게 하거나, 영혼이 육체를 얻어 

모습을 보이는 것 같은 초자연적인 힘을 길렀다고 한다. 심지어 오늘날까지 많은 티베트인들은 그들의 땅이 초인적인 능력에 

의해 지켜지고 있다고 믿는다. 



1900년대 초, 인도의 신문 중 하나인 스테이츠맨 신문은 히말라야 산자락에서 야영을 하던 영국의 관리 한 명이

 

그 곳에서 키가 크고 온 몸이 털로 뒤덮인 사람이 나타났다가 산비탈 어딘가로 사라지는 것을 목격했다는 기사를 실었다.

 

무엇보다 이 영국인 관리를 놀라게 했던 것은 그와 함께 야영을 하던 티베트인들이 이 사건에 전혀 놀라는 기색을 안보였다는 

점이다. 그들은 그가 목격한 사람은 샴발라라는 성스러운 땅을 지키는 설인(雪人) 중에 하나라고 설명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한다.

 

 

 



수세기 동안 사람들은 샴발라를 찾아 다녔다. 이 숨겨진 왕국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섰던 사람들 중 몇몇은 다시 돌아오지 못한 

채 실종되어 버렸다. 이는 그들이 이 왕국을 찾아 그곳에 정착해서 돌아오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고, 그들이 그저 

샴발라 왕국을 찾는 과정에 죽었을 거라고 여겨질 수도 있다. 



티베트에 전해오는 기록들을 살펴보면 왕들의 이름과 그들이 재위했던 기간,b역사적 사건 일지 등을 언급하며 이 전설의 땅에 

대하여 역사적인 접근을 시도했던 점을 알 수 있다. 샴발라 왕국에 대한 예언에 따르자면 32명의 왕들이 각각 100년 동안 재위에 

머무를 것이라고 한다. 그들의 재위 기간이 끝나면 왕국 밖의 세상은 타락화되고 말 것이라고 한다. 

왕국 밖 사람들은 전쟁을 일으키기를 좋아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권력을 노린다고 한다.

 

물질주의라는 이념은 세계 전역에 빠른 속도로 퍼져나갈 것이라고 예언되어 있다. 그러다 보면 샴발라의 얼음같이 차가운 

산들에 안개가 걷히고 물질주의를 따르던 무지한 자들이 큰 전쟁 가운데 사라져갈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우리를 샴발라로 또 완벽한 행복의 땅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완벽한 영적 지도자를 찾아내야만 한다.

 

우리의 마음이 명상을 통해 순수해지고 깨끗해질 때,

 우리의 마음은 숨겨진 땅으로 가는 길을 비추어 주는 거울처럼 투명해질 것이다.

 

 

- 국제칼럼니스트-

 

 

    

                   [ '니콜라스 로에리치'의 히말라야 유작들 ... Secret of Shambhala ]